후쿠다-이명박 ‘독도 진실게임’ 이렇게 본다
한일간 벌어지고 있는 독도(일본에선 다케시마로 명명) 영토표기가 진실게임에 들어갔다. 최근 도야코에서 열린 G-8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표기할 것이라고 전달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것이 촉발이 돼, 한국은 13일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등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오히려 한국은 후쿠다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한국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일본이나 한국, 후쿠다 총리나 이 대통령 중 어느 한쪽은 거짓을 말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정말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럴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양국 정부가 모두 맞는 말을 하거나 틀린 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분명 도야코 회담에서 양국 정상회담은 독도를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 데 여기서 아마 후쿠다 총리는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로 중학교 사회교과 해설서에 표기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을 밝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서 ‘일본의 고유영토’로 표기할지 여부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독도와 관련해서 어떤 식으로든 기술을 할 것이라고 전달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를 들은 이 대통령은 당연히 우려를 표명했을 터이고 고유영토 표기는 안된다고 반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후쿠다는 한발 물러서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하고 한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표명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일 언론이나 정부 관계자는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을 여지가 생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독도 영토표기를 전달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한국정부는 그런 일은 없었다며 한국정부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후쿠다 총리가 발언했다고 해, 각각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정을 가능케 하는 보도가 13일 요미우리신문 기사다. 이 신문은 독도 관련 기사에서 “일본 문부과학성이 다케시마를 ‘일본의 고유영토’로 표기하지 않는 대신 한국이 다케시마를 불법적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선에서 기술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정부와의 관계를 배려해 이처럼 결론을 내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독도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조명하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한일 양국의 국내문제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유의미 할 듯싶다.
후쿠다의 경우 이 대통령처럼 지지율이 바닥권이다. G-8 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음에도 20%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매우 곤혹스런 문제가 하나가 있다. 바로 과거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이다.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뿐 아니라 그전에도 계속해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 정부는 납치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이를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여 일본 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후쿠다는 그야말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후쿠다는 이 시점에서 이를 전환할 정국카드가 시급했다는 것이다. 북한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만일 독도 문제까지 한국에게 밀리면 ‘끝장’인 셈이어서, 자신이 처한 위기정국 타개용으로 되레 강하게 밀어붙이는 자세가 필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대통령도 쇠고기 촛불시위 이후 계속해서 위기정국을 맞고 있다. 이번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까지 대미외교, 대중외교, 대일외교, 대북교섭까지 풀리는 게 없고 갈수록 꼬이는 형국이어서 국가적, 민족적 자존심이며 한일간 국력의 상징성으로 대변되는 독도 문제를 방치해선 더 이상 곤란 하다고 판단해 13일 오후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독도문제가 자국의 정치적 역학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여 양국 정상은 이번 문제를 잘못 대응할 경우 자칫 최악의 여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응하기에 따라 여론전환을 노릴 수도 있어 양국 정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