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로이터/뉴시스]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7월에서 8월로 연기되면서 일방적으로 백악관이 8월 5-6일 방문한다고 밝혔었다.
이로 인해 백악관과 청와대가 외교적 마찰을 빚었으나 백악관이 사과,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일단락됐다. 그리고 방한 일정이 5-6일로 잡혔다고 청와대가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다. 먼저 시간상으로 보자. 한국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백악관이 일방적으로 부시 방한 일정을 밝혀 이를 로이터가 보도한 시각이 2일 새벽 4시 반께.(미국시간으로 1일 오후 3시 반께) 로이터와 AP는 2일 꼭두새벽에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데니스 와일더 아시아국장이 부시가 8월 5-6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힌 것을 긴급 타전했다.
로이터가 오전 4시39분18초에 WHITE HOUSE SAYS BUSH TO VISIT SOUTH KOREA AUG 5-6란 제목으로 긴급기사로 내보냈고 이어 AP가 4시42분18초에 [BC-NA--APNewsAlert] WASHINGTON (AP) - The White House says President George W. Bush will visit South Korea on Aug. 5-6란 제목으로 1보를 띄웠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오전 아직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했고 이후 수 시간 있다가 청와대는 부시 대통령의 8월 5일 방한과 관련, 미국 측이 청와대와의 동시발표 관례를 어긴 채 먼저 발표한데 대해 "미국 측에서 유감 표명을 해왔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오후 8월5-6일 부시가 방한을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 백악관에서의 논평이다. 로이터는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일 새벽 3시41분께(미국 시간으로 2일 오후 2시41분께) 이 논평 기사를 타전하고 있다.
데이너 페리노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며 “(전날 와일더 아시아 국장의 부시 방한 관련 발언은) 때 이른 것이다. 미국 측이 한국에 사과를 했고 그런데 이것은 사소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A White House official on Tuesday said Bush would travel to South Korea on Aug. 5-6 before he attends the Summer Olympics in China, but White House spokeswoman Dana Perino told reporters on Wednesday that the announcement was "premature." "Yes, there was a little bit of an apology from the United States, but I think that it's pretty minor," she said.)
그러면서도 8월5-6일 방한이 확정됐다는 얘기는 로이터기사에 없었다. 그러니까 때 이른 것, 프리머추어 한 것으로 밝힌 페리노 대변인의 말을 되새기면 아직 방한 일정이 확정이 아닐 수 있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은 다음 신화통신의 보도에서도 드러난다. <White House withdraws announcement of Bush's schedule for S. Korea tour. 2008-07-03 03:53:04 (한국시간으로는 3일 04:53:04)> 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여기서 신화는 withdraw란 단어를 쓰고 있다. 그러니까 부시 방한의 (와일더 국장)의 발언을 철회 또는 취소한다란 뜻이다. 8월5-6일 부시 방한이 확정되지 않게 되는 의미로 바뀐다.
이날 신화통신 보도내용도 조금 먼저 보도한 로이터 기사 내용과 크게 차이점이 없다. 한국 정부에게 사과하고 했다는 페리노 대변인의 말(워딩)을 그대로 전달하고 프리머추어 했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부시 방한이 8월5-6일로 결정됐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청와대는 2일 오후 부시 방한 일정을 발표했으나, 3일 새벽 로이터나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한 내용은 없고 페리노 대변인의 말만 전하고 있다.
그런데 미국 현지시간으로 3일자 워싱턴포스트의 기사내용이 눈길을 끈다. 페리노 대변인의 논평이 미국 현지시간으로 2일 오후(한국시간으론 3일 새벽)이었기 때문에 실렸다. <Even Scheduling Is Delicate in S. Korea Trip>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워싱턴포스트에선 페리노의 말이 약간 더 구체적이다. “사과했고 그것은 사소한 일이고” 여기까지는 똑 같은데 나중에 표현이 하나 더 있다. 즉, “우리는 방한 일정을 조율 중”이고 “그것이 잡히면 공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Yes, there was a little bit of an apology from the United States, but I think that it's pretty minor," said White House spokeswoman Dana Perino. "We're working on the dates, and as soon as we have them set, we'll let people know." ) 그러니까 8월5-6일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직접적으로 발언하고 있는 셈이다.
페리노의 논평 발언은 시간상으로 보면, 부시 방한일정과 관련해 와일더 국장의 첫 발언(미국시간 1일 오후, 한국시간 2일 새벽)이 있었고, 그 다음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공개한데 대해 반발해 백악관이 사과, 이를 받아들이고, 청와대가 방한 일정을 공식적으로 8월5-6일 이라고 발표(미국시간 2일 새벽, 한국시간 2일 오후)한 뒤에 나왔다. (미국시간 2일 오후, 한국시간 3일 새벽)
그럼 결론은 어떻게 되는가. 백악관은 일방적으로 부시 방문이 8월5-6일 이라고 했다가 청와대가 이에 대해 반발하자 백악관은 사과를 했고 이후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방한 일정을 이처럼 확정해 발표했는데, 백악관은 이를 다시 프리머추어했고 확정이 되지 않았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또다시 페리노 대변인이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미국시간 3일 오후) 부시 방한과 베이징 올림픽과 관련해 브리핑을 한다. AP통신이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4시59분(미국시간 3시59분) 부시 대통령이 8월 베이징 올림픽을 참석하는데 그전에 한국, 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페리노 대변인은 또다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는다. 로이터도 비슷한 타이밍에 부시 올림픽 참석과 그 전 한국-태국 방문을 보도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없다. 백악관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하고 있다. (White House press secretary Dana Perino said Bush will travel in August to South Korea, Thailand and China and will attend the opening ceremonies of the games with first lady Laura Bush. The specific dates of travel were not released.)
청와대 발표대로 8월5-6일 부시 방한이 맞긴 맞는가. 백악관은 이미 다 알려진 것을 이제야 ‘밝히지 않는 액션’을 취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아직 조율 중인가.
*이 글이 나간 후 AFP가 이와 관련한 기사를 타전했는데, 페리노 대변인이 프리머추어 하긴 하지만 8월5-6일 방한이 부정확한 것은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나왔습니다. (The White House had said earlier this week that Bush would be in South Korea August 5 and 6, but Perino later retracted that announcement as "premature" but "not inaccurate" while offering a "little bit of an apology" to Seoul.) 따라서 일단 날짜는 이렇게 조율된 것으로 보이며 백악관은 일부러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Posted by 정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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