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를 등정하고 카트만두에 돌아온 오은선씨는 5월3일 외국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자신의 칸첸중가 등정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혔는데, AP와 로이터는 당시 현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다시 그녀의 등정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이들 기사의 핵심은 그녀의 칸첸중가 등정에 논란이 있으며 특히 등정사가인 엘리자베스 홀리는 사진 속의 그녀의 발이 눈이 아닌 바위에 있기 때문에, 분명히("clearly") 정상이 아닌 곳에 있어 논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카트만두=AP/NEWSIS】5월3일 카트만두 현지에서 외국 기자들과 만난 오은선씨.

AP 기사를 보면 [BC-AS--Nepal-Woman Climber,0363] 1st woman to climb tallest peaks returns safely
KATMANDU, Nepal (AP) - A South Korean who became the first woman to scale the world's 14 highest peaks returned to the Nepalese capital from Mount Annapurna on Monday, saying she's ready to take a break from mountaineering. "The last few years have been too tiring, now I am going to rest," 44-year-old Oh Eun-sun told reporters in Katmandu. Oh scaled Annapurna last week, the last of the 14 peaks above 26,247 feet (8,000 meters) she needed to climb to set the mark. She reached the summit - 26,545 feet (8,091 meters) above sea level - 13 years after she scaled her first Himalayan mountain, Gasherbrum II, in 1997. She scaled Everest in 2004.

Oh said Monday she would take a break from climbing for the next three or four years before deciding what to do next. Oh conquered Annapurna on the same day as Spanish climber Tolo Calafat, who fell sick at (7,500 meters) and later died while waiting for help. Oh defended her team's decision not to attempt to rescue Calafat, saying they didn't know he was sick until they had returned to camp. "We reached the summit around 3 p.m. and the Spanish climber got there an hour later. By the time we got back down to Camp 4 we were all exhausted," she said.

Oh said she "really wanted" to help the climber but she and her Sherpa guides "were not in a state to climb up the slopes and rescue him." Oh said it would have taken them at least seven hours to reach the Spaniard. Climbers say rescues at high altitudes where oxygen levels are low and trails are icy and steep are almost impossible and could put more lives in danger. Oh's record was not without controversy.

Her rival, Edurne Pasaban of Spain, has questioned whether Oh reached the summit of Kanchenjunga, the world's third highest peak, at all. Oh said Monday that she has proof of her climb and has no plans to scale the peak again. Both the Nepalese government and Nepal Mountaineering Association have said they believe Oh has climbed Kanchenjunga.


AP는 여성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씨에 대해 소개하고 앞으로 3∼4년 동안 등정을 중단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할 것이란 오씨의 말을 인용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곁가지로, 안나푸르나 등정 당시 사망한 스페인 톨로 칼라파트에 대해 약간 설명을 곁들이고 있습니다. 오씨와 셰르파는 칼라파트를 구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에드루네 파사반 스페인 등정가가 오씨의 칸첸중가 등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씨는 이와 관련해 정상 등정 증거를 갖고 있으며 다시 이곳을 오를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고 AP는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네팔 정부와 네팔산악협회는 오씨가 칸첸중가를 등정한 것으로 본다(믿는다)고 밝혔다는 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로이터는 오씨의 칸첸중가 등정 의혹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NEPAL-KOREA/CLIMBER (PIX, TV)] Korean defends climbing claim after doubts raised KATHMANDU, May 3 (Reuters) - South Korean climber Oh Eun-sun on Monday defended her claim to be the first woman to scale all 14 of the world's peaks over 8,000 metres after doubts were raised over one of her climbs last year. Oh, 44, reached the summit of Annapurna, the world's 10th-highest peak at 8,091 metre (26,545 feet), on April 27, the last of her 14 ascents.

Climbing historian Elizabeth Hawley has said Oh's 2009 ascent of Mount Kanchenjunga, the world's third-tallest peak, was in dispute because a picture of her was "clearly" not at the mountain's summit because her feet were on rock, not snow.

Oh said Korea's KBS Television, which had its crew at the Kanchenjunga base camp during her climb, had proof of her ascent. "They still have the summit pictures and video records with them," Oh told reporters in Kathmandu.

Oh said she was proud of climbing Annapurna, which is considered one of the world's most treacherous mountains, without any accidents or injuries. A Spanish climber died on the slopes of Annapurna after Oh descended from the summit last week.

Twenty men have climbed all 14 peaks above 8,000 metres, with Italy's Reinhold Messner the first. Oh narrowly beat Spain's Edurne Pasaban to the women's record. Pasaban climbed Annapurna in April and is in Tibet preparing for her 14th and final climb, on Mount Shisha Pangma. Nepal has eight of the world's 14 highest mountains, including Mount Everest.

오씨는 자신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성공과 관련한 의혹을 일축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오씨는 KBS가 칸첸중가 등정 증거를 갖고 있으며, 정상의 사진과 비디오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완등을 인증해주는 걸로 알려진 등정사가 엘리자베스 홀리의 발언 내용이 눈길을 끕니다. 홀리는 오씨의 칸첸중가 등정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그녀의 발이 눈이 아닌 바위 위에 있기 때문에 그녀가 정상에 분명히("clearly") 있지 않아 논란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언론은 논란 사실을 이렇게 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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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베스트국가 보고 심각한 이유

국제 | 2010/08/17 17:34
Posted by 정진탄

뉴스위크가 100개국을 일렬로 쫙 세웠는데, 그 기준이 이것입니다. <if you were born today, which country would provide you the very best opportunity to live a healthy, safe, reasonably prosperous, and upwardly mobile life?> 그러니까 오늘 태어나면 건강하고 안전하고 꽤 부유하고 사회적 상향 이동을 지향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줄 나라는 어디인가? 입니다.

1위가 핀란드이고 15위가 한국. 아주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또 이명박 대통령도 존경의 리더 10인에 선정됐습니다. 뉴스위크 같은 세계적 매거진이 한국을 높이 평가한 것은 축하할 일입니다. 뒤질세라 한국 언론도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표면적으론 그렇습니다. 15위, 그 속을 좀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꼭 축하하고 좋아할 일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뉴스위크는 <오늘 태어나면 건강하고 안전하고 꽤 부유하고 사회적 상향이동을 지향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줄 나라는 어디인가?>란 타이틀 하에서 5가지 세부항목으로 나눠 평가했습니다. 교육(education), 건강(health), 삶의 질(quality of life), 경제적 역동성(economic dynamism), 정치적 환경(political environment)  등입니다. 


[뉴스위크 베스트국가 온라인 캡쳐]


한국은 교육 공동 2위, 건강 23위, 삶의 질 29위, 경제적 역동성(경쟁력) 3위, 정치적 환경 19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이 교육과 경제적 역동성 때문에 15위로, 비교적 높이 랭크됐습니다. 그러나 건강, 삶의 질, 정치적 환경은 다소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왜 형편없다고 하느냐 하면 15위 안에 랭크된 나라치고 이처럼 부문 간 편차를 드러낸 국가는 한국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4위까지 국가들은 교육 빼곤 다른 부문에서 거의 10위 권 안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14위까지 국가 중 교육 부문에서 핀란드(1위), 캐나다(공동 2위), 일본(5위), 스위스(6위)를 빼곤 모두 10위권 밖입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1위부터 15위까지 종합 등수를 보면 한국을 제외한 14개 국가들은 교육 부문에서 점수가 크게 낮을 뿐 삶의 질 등 나머지 4개 부분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입니다. 이들 나라들이 교육까지 높은 점수를 받으면 핀란드나 스위스, 캐나다, 일본처럼 높은 등수를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한국은 교육에서 공동 2위를 한 덕택에 종합점수에서 치고 올라갔습니다. 경제적 역동성에서 3위를 했으나 제조업과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기업 지급불능 해결 시간이나 새로운 기업 시작시간 등에선 썩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29위를 기록한 삶의 질 부문을 보면 소득불평등, 1인당 소비, 10만 명 당 살인 건수 등에서 나쁜 점수를 받고 있는 데 반해 이 부문에서 유일하게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낮은 실업률(4.1%)입니다. 이외에 아까 밝힌 대로 평균 수명 등 건강 부문, 정치적 참여 등 정치적 환경 부문에서 각각 23위, 1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번 뉴스위크 베스트국가 평가를 보고 느낀 점은 바로 이것입니다. 한국은 교육 경쟁력, 제조업 등 경제적 활동, 고용률 등에선 아주 좋은 점수인데 반해 글자 그대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질, 건강은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간단히, 심하게 말하면 한국인은 죽어라 공부하고 죽어라 일하는 나라이지 정작 1인당 지출, 소득불평등, 건강, 정치적 환경 등에선 나쁜, 언발란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면  과연 뉴스위크가 물었던   <if you were born today, which country would provide you the very best opportunity to live a healthy, safe, reasonably prosperous, and upwardly mobile life?> 그러니까 오늘 태어나면 건강하고 안전하고 꽤 부유하고 사회적 상향 이동을 지향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를 줄 나라는 어디인가? 란 질문에서 한국의 15위가 합리적인지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한국의 숨 막히는 교육열 덕택에 높은 점수, GDP 가운데 높은 제조업 활동, 낮은 실업률 등 그러니까 열심히 일하는 국민성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았을 뿐, 정작 선진국처럼 건강한 환경에서 소비지출(한국의 약 2배)을 하면서, 자유로운 정치적 발언을 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 15위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는 결론입니다. 뉴스위크 이번 기사의 역설이 여기에 있습니다. 뉴스위크도 이번 첫 조사가 부족한 점이 많다고 인정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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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전에 제기됐던 이탈리아 인간광우병

국제 | 2010/07/22 12:47
Posted by 정진탄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인간광우병이 발생했다는 내용은 사실 지난해 10월23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바 있으나 우리 언론은 이를 놓쳤었지요. 당시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보건부를 인용해 두 번째 인간광우병 발생 가능성 기사를 타전했었습니다. 발생 가능성(Likely)이어서, 그러니까 확정은 아니어서 우리 언론에서 무시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사실이 있었습니다. (http://chchtan.blog.newsis.com/entry/보도-안-된-이탈리아-인간광우병-관련-내용 참조)


[ITALY-MADCOW/] Italy reports likely case of human form of mad cow 
ROME, Oct 23 (Reuters) - The Italian Health Ministry reported on Friday a "likely" case of Creutzfeldt-Jakob Disease, the human form of mad cow disease. Since national records were established in 1993, Italy has had only one known case of the disease, in 2002, the ministry said. It said the likely new case was believed to have been infected before the use of animal and bone meal in animal feed was banned in December 2000. Mad cow disease, or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is a fatal brain disease in cattle which first emerged in Britain in the 1980s. It is believed that humans can contract a fatal variation of it by eating infected parts of animals suffering from the disease. 


그러나 이탈리아 보건부는 이제 두 번째 환자는 2009년 10월 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AP통신은 이탈리아 북부에서 한 여성이 인간광우병(vCJD)에 감염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인간광우병에 걸린 42세 여성이 리보르노 지역 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BC-EU--Italy-Mad Cow,0111] Italy reports human case of mad cow disease
ROME (AP) - A woman in northern Italy has been reported as being infected with mad cow disease and has been hospitalized in serious condition. It was only the second case of the human version of the brain-wasting illness, 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ever reported in Italy. The first case was reported in 2002 in a woman in Sicily. The Health Ministry said Wednesday the latest case had been diagnosed in October 2009. Italian news reports said the 42-year-old woman was hospitalized in Livorno. Officials said the case probably dates to the 1990s. Experts believe the human form of the illness is transmitted by eating meat from infected animals.


이번에 앞서 2002년 시칠리아에서 한 여성(당시 27세)이 인간광우병에 처음 감염됐고 2003년 8월 숨진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 관리들은 이번 환자는 2000년 12월 동물 및 뼈 사료 금지 이전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이탈리아 인간광우병 발병은 이탈리아 언론뿐 아니라 AP, AFP, PA통신 등이 보도하면서 급속히 퍼졌습니다.

인간광우병은 사라지고 있다고 하지만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져 심란하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유럽연합과 FTA로 유럽산 쇠고기가 들어오고 캐나다에선 쇠고기 시장 개방 압력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고 미국에선 FTA 비준 조건으로 쇠고기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이들 나라는 인간광우병 감염 이전, 소들의 광우병 발병을 철저히 통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만 이번처럼 인간광우병 발병이 불쑥 나오면 우려가 완전히 가시는 건 아닙니다. 우리 정부 당국의 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편으론 인간광우병 발병 사실을 밝힌 이탈리아 정부의 용기와 투명성에 되레 고무되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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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축구가 아니란 걸 다 알고 있습니다. 일부에선 전쟁이라고 하지만 정대세의 눈물 속에선 그런 험악한 단어는 다 녹는 듯합니다.


새벽 3시30분 북한 선수들의 발놀림은 새벽잠을 물리치기에 충분했습니다. 세계가 놀라고 흥분했던 것처럼 제 자신 또한 휘둥그레졌습니다. 미상불 북한의 속도전이 저런 것일까 하고 새삼스러웠습니다.


사실 천안함과는 뭔지 모를 관계 속에서 북한의 경기를 지켜본 사람이 혼자만은 아닐 것입니다. 북한이 브라질과 경기를 시작하기 얼마 전 신선호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세계 기자단을 상대로 회견을 갖고 한국 천안함 조사 결과는 완전한 날조라며 유엔의 제재나 성명이 담긴 문서가 나오면 군사적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이 모인 유엔본부에선 전쟁을, 아프리카 대륙 한켠 남아공에선 북한 선수가 눈물을 흘리며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선수는 박지성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으면 하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지요.

[REUTERS/뉴시스]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과 남미 강호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리스를, 일본은 카메룬을 잡고 북한은 브라질을 쩔쩔매게 하는 실로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습니다.


이번 북한의 브라질전은 태극전사들에게 정신적 재무장을 일깨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잖아도 일전을 다짐하고 있는 터에 정대세를 비롯한 북한 선수들의 선전을 보고 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은 아르헨티나전에 대한 전의를 더없이 충전시켰을 것으로 믿습니다.


불가능한 일이 일어날 것,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분명 누가 보더라도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에 비해 열세입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에겐 부족한 깡이 있습니다. 싸움은 깡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체력, 기술이더라도 무너집니다.


맨 날 깡 타령하잔 얘기는 아닙니다. 한국 선수들도 국제적 경험이 풍부하고 기량들이 꼭 떨어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바탕 위에 아르헨티나보다 뛰어난 투지, 여기에 정대세의 눈물이 보여준 한반도의 기상과 같은 그 무엇이 태극전사들에게 옮겨지지 않았을까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축구는 민족종교가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을 제물로 삼아 16강을 노렸던 그리스는 재정위기로 시름하는 국민들을 달래주려다 국민적 지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경제도 축구도 망가져 정신적 공황상태랄 수 있습니다. 이웃 울트라 닛폰은 붉은 악마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해하며 국가적 자존심 대결을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놀라운 브라질전을 펼쳤고 정대세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바로 태극전사의 출격을 하루 앞두고 그런 것이지요.


메시는 아르헨티나의 라이벌은 아르헨티나라고 하는 멋지면서도 매우 시건방진 소리를 했습니다. 이런 그들을 17일 저녁 한방으로 무너뜨릴 수 없을지 모릅니다. 태극전사들이 울분을 삼키며 패배의 쓴잔을 마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말이지요. 태극전사들이 북한선수들과 정대세보다 투지와 조국사랑이 약하다고 생각지 않으며 더불어 앞서 북한선수들이 보여준 멋진 경기를 안고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면 자블라니 공은 묘기를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설령 아르헨티나 벽을 못 넘더라도 태극전사들의 거침없는 공격을 받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며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하며 또 그럴 것을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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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전, 외국 언론 및 네티즌 시각은?

국제 | 2010/06/14 14:21
Posted by 정진탄

“지성아, 메시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줄 순 없겠니? 2002년 포르투갈전에서처럼 골문 앞에서 트래핑 뒤 왼발 강슛을 다시 보여줄 순 없겠니? 지성아, 메시는 아르헨티나아의 라이벌은 자기 자신들이라고 건방을 떨었단다. 넌 그들이 최강팀이긴 하지만 축구에선 항상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이 일어난다고 했잖니? 그걸 이번 17일 저녁에 세계만방에 선보일 순 없겠니? 어?” 

 

그리스전을 승리한 태극전사들에 세계가 주목하면서 이젠 17일 아르헨티나전에 초미의 관심입니다.  

축구 종가 영국에선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안 무서워 한 대’란 식의 타이틀로 거의 일제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국 PA통신이 허정무 감독 인터뷰 기사를 쓰고 이를 타 언론이 받아 게재하고 있습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South Korea not afraid of Argentina. South Korea coach Huh Jung-moo has told his players not to be afraid of Argentina as they attempt to prolong their stay at the World Cup....)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아르헨티나 스타플레이어 리오넬 메시 코멘트를 받아 보도했는데, 국내 언론에 소개된 것처럼 그는 “한국이 빠르고 강하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들이 라이벌”이라고 통렬한 한방을 날렸습니다.(PRETORIA, South Africa (AP)=Messi described the South Koreans as "strong and fast," but believes the Argentines only need to worry about their own form. "It's about what we do," he said, "We are our own rivals.") 

[REUTERS/뉴시스] 메시, 설마 반칙하는 것은 아니겠지?



그리고 로이터통신은 “한국이 아르헨티나에겐 아무래도 상대가 안 될 것 같아 나이지리아에 집중할 것”(PORT ELIZABETH (Reuters)=South Korea are focusing on their final World Cup group game against Nigeria after playing down their chances of upsetting next opponents Argentina despite shining in their opening victory over Greece...)이란 다소 서운한 기사를 타전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을 인정해야겠지요. 그럼에도 달라진 한국축구에 대해 기운을 돋우는 평을 하는 사람이 없진 않습니다. 폭스스포츠 닷컴 한 축구저널리스트는 “한국의 16강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어떤 팀이라도 수비가 조직적이지 못하면 압박을 당할 것”(Based on their performance, the Greeks may soon be out of the tournament. In contrast, South Korea looks like it can compete in this Group B; any team that fails to present an organized defense may be hard-pressed.)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REUTERS/뉴시스] 지성아, 너의 그 허벅지를 믿는다!



그럼 네티즌들은 어떻게 볼까. 아직 세계 곳곳 네티즌들이 아르헨티나전 의견을 내놓고 있진 않지만 축구 관심이 남다른 영국 쪽을 보면 한국의 승리를 바라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이 메시와 아르헨티나팀을 눌러줄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그러면 아시아 축구는 장족의 발전을 할 것이야. 한국 파이팅!” (I have a strange feeling that korea will beat messi & co. if that happens, it will be a great development for football asia! go korea!)  

“모두가 메시, 메시, 메시뿐이야. 박지성은 멋진 골을 넣은 진짜 스타였고 메시는 안 그랬지. 난 한국이 이길 것이라고 봐. 아르헨티나는 열의가 없어. 나이지리아전 식이라면 한국팀을 절대 만만하게 봐선 안 될 거야.”(the talk was all Messi, MEssi, Messi. It was Park who was the real star of the day,...and unlike Messi, capping his mazy move with a goal. Id take odds on Korean beating the Argies. Argentina lack heart, and if Nigeria was anything to go by, they arent going to enjoy playing Korean one bit....) 

이밖에 ‘현실적인’ 베팅(도박)업체들은 아무래도 아르헨티나 쪽에 승리 확률을 몰아주고 있습니다만 한국의 의외의 일격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쪽도 없진 않습니다. 아무튼 17일 저녁 승전보를 기다리며 한국팀 파이팅.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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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수가?! 미국의 3대 메이저신문 중 하나인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축구대표팀의 그리스전에 대해 극찬, 또 극찬합니다. 그리스전의 승리에 대해 외국 언론들의 눈부신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월스트리트저널처럼 멋있게 쓴 기사는 못 본 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화면 캡쳐

영어를 하시는 분은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3433704575302661622937890.html?mod=WSJASIA_hpp_MIDDLETopNews)

‘한국, 그리스 2대0 완승’(South Korea Blanks Greece 2-0)이란 제목으로 시작한 해설기사는 정말 끝내줍니다. 월드컵 4강에 진출한 한국이 이번 월드컵에서 다크호스의 저력을 심어주는 팀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30년 시작한 월드컵 가운데 단지 7개 국가만이 승리 트로피를 안았으며 월드컵이 올드보이클럽의 잔치라고 소개한 뒤, 그러나 이젠 박력 넘치는 한국팀이 이런 분위기를 깨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글도 아주 맛깔스럽게 쓰고 있습니다.  남아공 월드컵은 하위팀, 또는 다크호스, 또는 언더도그(underdog)가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대회(South Africa—Maybe there's life in the underdog yet.)라고 리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South Africa—Maybe there's life in the underdog yet.’란 이 말은 본래 젊은 사람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노익장의 뜻인 There's life in the old dog yet에서 빌린 표현으로, 이를 은유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팀이 언더도그로서 남아공월드컵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뜻이지요.

[뉴시스] 박지성의 승리 쐐기골 장면.


한국은 8년 전 승리 베팅을 뒤엎으며 4강 신화를 이룩한 가공할 힘을 보였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시아를 벗어나 선전을 못했지만 이번 남아공의 잠 오는듯한 해안도시에 태극전사들이 획기적인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는 가슴 뭉클한 어조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한국팀이 8년 전의 불가능한 신화를 다시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써, 오히려 이를 보는 한국 사람들이 민망할 정도며 겸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지만.)

이런 극찬은 박지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박지성은 지난 3차례 월드컵에서 각각 골을 넣었는데 이는 그리스가 월드컵 본선 진출 역사상 얻은 결과보다도 더 나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스는 이번과 1994년 딱 두 번 본선에 진출했는데 한 게임도 못 이기고 한 골도 못 넣은 팀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세트 피스’ 마술을 부리며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그리스에게 안긴 오토 레하겔 감독이 밝힌 “우리는 (한국팀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해”(We must learn some lessons)란 발언을 인용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REUTERS/뉴시스] 그리스전을 응원하는 붉은 악마.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지막을 이렇게 장식합니다. “한국은 그리스전 승리로 승점 한 점을 추가하면 16강 진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다음은 누가 장담하겠나?” 하며 은근히 다크호스 한국의 선전을 기대해보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지고 한국팀 극찬의 연속을 끝냅니다. 앞으로 결과야 어떻든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한국팀의 위상은 놀라울 정도로 올라간 듯합니다.

-그리스 언론은 어땠을까?  이를 찾아봤습니다만 그리스어에 미욱하고, 그리스 언론이 여타 서방국가들처럼 시스템이 이뤄진 것 같지 않아 만족할 답은 못 얻었습니다. 다만 타네아 등 일간 신문, 스포츠 전문 언론 또는 관련 사이트 등이 한국전을 90분 시간대 별로 공격, 수비 허점 등을 중계하듯 보도하고 있고 이들은 주로 한국의 멋진 플레이보다는 자국 선수들의 제 기량을 발휘 못한 부분을 탓하고 있습니다.  

경기 전반 한 골을 먹고 난 뒤 경기흐름을 바꾸라, 기동력 있는 축구를 하라는 등의 주문도 있었습니다. 또 경기가 끝난 뒤 B조 가장 약체인 한국팀에게 패해 남은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전은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축구가 그리스보다 한 수 위였다는 데는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보도에 달린 댓글 하나를 보면 “우리 선수들은 경기흐름을 못 탔다. 공격적이지 못해 실망했다. 유로 2004 우승을 말하지 말라”고 탄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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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치료담당자에게 들어봤더니

인터뷰 | 2010/06/11 13:27
Posted by 정진탄
“가해자, 과거 피해자 많아…사회적 ‘톱니바퀴’ 인식을”


다시 우리사회가 아동성폭력으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잊을만하면 또 터져 사회적 분노가 치밉니다. 이번 김수철 사건과 관련해 아동·청소년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담치료하고 있는 담당자에게 몇 마디 물어봤습니다.

 

-김수철 사건을 보며 무슨 생각했나요? 

“역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구나였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죽일 놈이지요. 그러나 가해자도 피해자처럼 불우한 어린 시절 때문에 똑같이 피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 아동, 청소년 성범죄는 왜 끊이지 않습니까?
 

“직접적으론 가정파탄입니다. 가정파탄이 사회적 문제로 연결이 됩니다만. 어린 시절 사랑,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반사회적 행동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최근 한 여고생을 상담치료하고 있는데 이 여학생은 계부로부터 수년 간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왜 그렇게 오랫동안 지속됐느냐면 이 학생은 자신이 당한 못된 사실을 공개하면 가정이 깨질까봐 그랬다고 합니다. 또 한 초등생 남자 아이는 동성애적 행동을 보이고 있는데 이 아이는 미혼모에 의해 버려졌고 이후 입양됐다가 다시 양부모의 사업실패로 파양됐습니다. 두 번 버림받은 셈이지요. 그런 이 아이가 복지시설에서 성장하다가 인터넷 동영상에 노출됐고 동성애적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게 말이지요. 이런 아이들이 그대로 크면 어떻게 될까요?” 


-성폭력을 당한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당연히 정신적 피해이지요. 아까 말씀 드린 것을 생각해보세요. 자신이 성폭행 당한 사실을 엄마나 다른 사람에게 알릴 경우 현재의 가정이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한 여학생의 심정을…. 지적장애인인 경우는 좀 다릅니다. 피해자가 지적장애일 때는 나중에 성폭력을 자연스럽게 수용해 버리는 일이 있습니다.” 


-피해자들의 가정, 사회적 복귀는 어떤가요?
 

“솔직히 그 가능성이 상당히 낮습니다. 어린 시절을 불우하게 겪은 아이들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성장하면 성폭력이나 반사회적 행동의 가해자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항상 외로워합니다. 누구에게도 의지할 곳이 없기 때문이지요. 김수철 사건의 경우 특이한 점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이 같은 패턴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과연 대책은 없나요? 하나마나한 대책 말고….
 

“성폭행 사건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갑니다. 어느 하나, 한 곳만을 치료 개선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성폭행 가해자도 과거엔 피해자인 경우가 많고 가정파탄도 사실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서 비롯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뾰족한 대책은 없습니다. 다시 원론적인 얘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뜻한 사회적 관심입니다. 피해자들을 세심하게 대할 사법당국의 법적, 제도적 보완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야합니다. 성폭력에 대한 우리 의식의 잠재적 이중성도 고쳐야 합니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네가 똑바로 처신하지 못해 그런 것 아니냐며 비난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러면 비행청소년으로 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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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영어 번역은 정복하기 힘든 전쟁 ⑫)

   외국 언론의 보도가 갈수록 관심입니다. 천안함 관련 보도로 더욱 그럴 것입니다만, 이와 지방선거의 관계를 포착한 외국 언론의 입장에서도 여느 때와 다른 열성적인 보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지방선거 결과를 신속히 보도했습니다. 이들 외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다시 국내 언론이 인용, 보도를 하는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한나라 패배나 완패, 민주당 압승 등으로 부르고 있고 외국 언론은 이를 이명박 정부의 setback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본 국내 언론은 외신들이 집권당이 ‘좌절을 겪었다’고 보도했다고 거의 일제히 전하고 있습니다.

   다소 흥미로운 점이 발견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선거 패배와 완패란 말이 외국 언론에선 defeat으로 표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거의 백이면 백이 setback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럼 이 셋백, setback의 뜻이 뭐 길래 이들 외국 언론은 이것으로 거의 통일해서 쓰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한국 언론은 이를 거의 모두 좌절로 번역, 이명박 정부 또는 한나라당이 좌절을 겪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외국 언론이 보도하려는 진의가 정확히 전달된 것일까?

   먼저 선거결과를 봐야 합니다. 외국 언론 대부분은 광역단체장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 6, 민주 7, 자유선진 1, 무소속 2’ 승리로 나타났습니다. 4년 전에는 한나라당이 12곳에서 승리했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한나라는 반타작을 한 것입니다. 이를 우리 한국 언론은 한나라 완패로, 외국 언론은 이를 setback으로, 또 이를 인용, 번역 보도한 한국 언론은 좌절로 각각 소개하고 있습니다.

   외국 언론, 즉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 AFP BBC등이 선거 결과를 setback으로 처리하고 있는데(South Korean President Lee Myung-bak has suffered a setback in local polls held amid tensions over the sinking of a navy ship in March...AP의 경우엔 setback과 유사한 upset를 쓰고 있습니다. SEOUL, South Korea (AP) - South Korea's ruling party won the key Seoul mayoral poll but suffered upsets... ) 이는 집권당이 지난 선거 때와 비교해 절반 밖에 건지지 못한 점 때문에 후퇴, 역행, 역전됐다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오히려 천안한 침몰 이후 ‘더 악화된 결과를 맞았다’는 분석을 전달하기 위해 그런 표현을 쓴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반적으로 setback은 연기, 후퇴, 반전, 패배, 좌절 등의 여러 뜻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은 여기에서 좌절이란 뜻을 선택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달이 충분히 된 것일까요? 집권당이 좌절을 겪었다가 잘못된 번역이라기보다는 뉘앙스가 좀 다르지 않나하는 생각입니다. 외국 언론이 setback을 거의 일제히 쓰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천안함 침몰 사건 이후 집권당이 되레 악화된 결과를 얻었다는 직접적인 뜻에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좌절을 겪었다가 더 절망적인 모습일 수 있겠습니다만 선거 결과 분석 보도란 점에서 이런 간접적인 표현보다는 천안함 침몰을 배경으로 치른 지방선거에서 오히려 악화된 결과를 얻었다는 구체적인 뜻 전달이 좋지 않나 하는 판단입니다. (그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전달하는 우리 국내 영어매체들은 어떻게 쓰고 있을까? 대부분 ‘패배’란 한국말의 영어 번역인 defeat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시각차와 표현이 좀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은 사실적인 선거 결과에 비추어 사소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매우 민감한 정치적 이슈와 관련된 점에서 특히 외국 언론의 보도를 국내 언론이 인용, 번역 보도할 경우 신경 써야 할 점이 꽤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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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 주 바베큐 식당을 운영하는 미국인이 북한의 천안함 공격 사실에 대해 자신 만의 ‘답’을 제공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공신력 있는 미국 일류 언론사나 정부 외교관의 말이 아니니 크게 믿을 바는 아니지만 국민적 관심인 천안함에 대한 나름의 말을 하고 있어 참고로 봤으면 합니다. 

우선 바베규 식당 주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곳은 뉴스전문 웹사이트인 ‘데일리 비스트’의 블로그 글이고 이 글을 쓴 사람은 필립 셰넌 전 뉴욕타임스 탐사보도기자입니다. 

영어를 하시는 분은 제 말을 들을 필요 없이 곧장 하단 사이트로 들어가시면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thedailybeast.com/blogs-and-stories/2010-05-27/north-korea-attack-a-mistake-says-bobby-egan-americas-unlikeliest-diplomat/

[REURERS/뉴시스] 뉴저지 주에서 BBQ 식당을 운영하며 비공식 대북외교 통로역을 맡고 있는 로버트 이건.

이 식당 주인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외교관들과 꽤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국내 여러 일간지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데, 미국의 대외정책 등을 다룬 그의 책 ‘적과의 식사: 해컨색의 나의 BBQ 식당에서 북한과 평화를 시작한 방법’(Eating with the Enemy: How I Waged Peace with North Korea from My BBQ Shack in Hackensack)이 지난달 발간되고, 이 책에서 북한 외교관들에 대해 언급하면서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았지요. 그는 또 2002년 부시 행정부 당시 북핵 대결을 벌일 때 이 필립 셰넌 기자를 북한 대표부 고위 외교관에게 소개했고 당시 이 기자는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폐쇄를 위해 워싱턴과 협력하겠다는 북한 외교관 인터뷰 기사를 작성, 뉴욕타임스 1면에 처리되고 백악관도 이를 환영했다고 이 블로그는 전하고 있습니다. 

셰넌 기자가 쓴 블로그 내용은 한마디로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어뢰 공격은 실수였다고, 식당 주인 로버트 이건(52)이 최근 수 주 동안 수십 번 북한 고위관리들과 만나서 들은 얘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건은 자신이 만난 북한 관리들 중에는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외교관들도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건과 셰넌 기자가 전한 바에 따르면 북한 관리들은 미국 정보당국자들의 분석과는 다르게 천안함 어뢰 공격은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승인)에서 나온 것이 아니고 지방 군부에서 실수로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셰넌 기자는 이런 주장에 대해 국무부는 논평하지 않았으며 북한 대표부는 논평을 위한 전화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대신 셰넌 기자는 워싱턴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동북아시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이건의 말이 사실이라면, 북한 군부가 통제되지 않은 것은 매우 우려스런 일로, 앞으로 어떤 공격이 있을지 알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건과 셰넌 기자가 밝힌 것을 좀 더 들어보면 천안함이 당시 북한 영해에 너무 근접해 왔다고 북한 관리들이 전하고 있으며, 이를 우려한 북한 잠수함이 중앙(평양)의 지시를 받지 않고 어뢰를 쏘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이건은 이런 북한 관리들의 말을 듣고 그들에게 그럼, 천안함 공격을 부정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권고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들은 본국에 그의 말을 전하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이건과 셰넌 기자의 이런 전언과 글을 어느 정도까지 믿어야할지 모를 일입니다. 실수로 어뢰 공격을 했다는 북한 관리들의 말이 정말인지, 거짓말인지, 아님 일정 부분 사실도 내포돼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건의 전언이 맞는다면, 그러니까 북한 관리들을 만나고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다면 미국 내 북한 관리들은 북한 본국의 입장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됩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어제 극히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침몰을 부인했으니까요. 

이건의 전언과 셰넌 기자의 글은 천안함 침몰 관련 내용 말고도 북한 외교관들은 맨하탄에서 매우 외롭게 지내며 북한의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신의 전임자들처럼 너무 북한을 고립시키지 말고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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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는지 어떤지를 묻는 사람이 일전에 있었습니다. 글쎄요, 전쟁이 일어날 것을 누가 확신해서 대답을 하겠습니까만, 지금 하는 일이나 열심히 하시지요, 하고 선문답을 했습니다.

제 자신도 궁금한 일입니다. 과연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인지. 외국 언론의 보도를 열심히 훑어보면 전쟁이란 말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모습이지만 속 시원한 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올 아웃 워’(all-out war), 전면전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백이면 백이랄 수 있습니다.

원래 민심이 뒤숭숭할 때는 바깥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까를 신경 쓰는 것은 일견 자연스럽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거의 실시간으로 외국 시각을 쫓아다니고 있으나 한반도 전쟁을 사실화 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외국 언론들의 보도를 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분석적, 오피니언적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한에서 발표하는 수준을 전달, 그리고 여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부추기는 형태입니다. 앞의 것은 주로 미국 언론 쪽이며, 뒤의 것은 영국과 홍콩, 호주, 인도 쪽이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제 자신의 판단이기 때문에 다른 의견을 가진 분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럼, 왜 미국은 분석적으로 접근을 할까. 그것은 미국 정보기관, 고위관리들의 분석 결과와 언급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천안함 사건에서 미국의 입장이 절대적인 만큼, 또 향후 대응책과 관련해 북한의 특이 동향을 판단하는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이 매우 긴요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보도를 하는 미국 언론은 자연스럽게 ‘밀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들 미국 언론의 보도를 보면, 전면전은 피해야 할 일이며 또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한편으로, 북한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가 통할지, 비핵화는 달성이 가능한 것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대안은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의 역할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중국이라는 것이지요. 대북제재가 신통찮은 마당에 에너지와 경제적 지원을 담당하는 중국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역할론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닙니다만, 천안함 침몰을 계기로 대북관의 변화를 기대하는 눈치인 것 같습니다. 북한이 얼마나 도발적이냐, 이런 북한을 언제까지 감싸고 돌 것이냐, 한반도 비핵화를 원한다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 중국식 경제모델을 심어줘라, 궁극적으로 통일 한국이 두렵냐, 통일 한국에 핵이 있고 미국의 안보우산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신경 쓰이느냐, 일본도 핵을 보유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 같지 않느냐, 이런 상황에서 과거와 같이 북한 두둔만 하는 입장으론 곤란하지 않느냐 등의 문제제기와 중국의 향후 역할론에 핀트가 맞춰져 있습니다.

천안함 사건은 이처럼 역설적으로 중국의 태도변화를 기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론과 함께 미국은 일본 후텐마 공군기지 이전을 원안대로 오키나와 지역 내로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을 얻어내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어내면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미국의 위상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천안함 침몰로 국제적 규탄을 받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단단한 결속력을 유지하는 목적을 달성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반도와 그 주변국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각성효과’를 가졌다 해야 하겠지요.

한마디 덧붙이면, 외국 언론들의 공식 보도와 함께 블로그도 관심을 끄는데, 뉴스위크 블로그는 최근 복수의 미국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북한 내 군사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군사충돌이나 국지전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전면전은 거의 배제하는 내용을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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