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대처(Jonathan Thatcher) 로이터통신 한국지국장을 28일 오후 종로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독도 문제 등 한국외교 문제에 대해 당연히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고 할 말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언론인답게, 또 만감인 사안인 만큼 단어 선택에 신중했고 '선'을 넘지 않았다. 대답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묻는 편이었을 정도였다.
그는 33년간의 로이터기자로 활동했으며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주로 아시아국가에서 특파원으로 활동했다. 잠시 런던과 모스크바에서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일본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있었는데 일본에서 일본인들의 눈과 의견으로 한국을 봐왔었다면서 그러나 직접 한국에서 본 한국은 매우 달랐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직설적이고 열정적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일본인들, 특히 정치인들이 막후에서 밀담을 하는 행태를 보다가 한국에 오니 매우 오픈돼 있고 국민들도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인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의 외교 문제점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만나서 반갑다. 로이터에서는 한국독도 문제를 어떻게 보나.
"뉴트럴(Neutral.중립적) 하게 지켜볼 뿐이다. 그래서 표기도 독도와 다케시마로 병기하지 않는가. 이해 당사가 아닌 입장에서 이를 보고 있으면 매우 흥미롭다."
-무엇이 흥미로운가.
"한국에선 직설적이고 감정적인 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점이 일본인과 많이 다르다. 독도 문제 뿐 아니라 한국을 일본인의 관점에서 봐왔는데 한국에 와서 경험한 바로는 한국인들은 일본보다 훨씬 오픈돼 있고 이모우셔널(Emotional)하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이 독도를 리앙쿠르 락스로 표기하며 분쟁지역, 또는 주권 미지정지역로 하며 한국의 뒤통수를 쳤는데.
"미국은 뉴트럴 하게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 한미, 미일 관계를 의식해서 그렇게 가는 것 아니겠나."
-미국이 뉴트럴하게 가는 것은 뉴트럴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한국 땅 독도를 주권 미지정지역으로 하는 것은 뉴트럴 한 것이 아니다. 뒤통수를 친 것이다.
"글쎄, …"
-로이터가 독도문제와 관련해 피처(Feature)스토리를 쓰면 어떻겠나. 영토분쟁과 관련해 역사적 유래, 기원부터 시작해 결국 국제사법재판소까지 갔을 경우 전망까지 말이다.
"생각해 보겠다. 충분히 쓸 만한 기사라고 본다. 과거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아르헨티나 인근 포클랜드를 놓고 분쟁을 벌인 적이 있는데 영국인들은 그런 역사적인 사실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독도 얘기가 나오면 자국의 프라이드와 관련되고 민족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매우 엄중하게 느끼는 것 같다. 일본과 계속 분쟁이 되고 있으니만큼 분명 피처스토리 감이 된다."
-독도 문제뿐 아니라 한미 쇠고기 문제에서 로이터는 상당한 역할을 했다. 로이터는 한국 정부가 한때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한데 대해 워싱턴의 '심각한 우려' 표명을 제일 먼저 보도했는데.
"한국은 당시 세계적 관심의 초점이었다. 특히 외교적인 문제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어 청와대의 반응과 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은 몇 명이 있나.
"한국지국에 기자만 30명 정도가 있다. 이는 다른 AP나 AFP 통신의 경우보다 더 많은 인원으로 알고 있다."
-이웃 일본과 중국의 경우엔.
"일본에는 60명 정도가 있다. 2배가량 많은 이유는 일본의 경제에 대한 취재커버 때문이다. 중국에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보다 더 적다. 왜냐면 중국 정부의 규제가 심하고 취재가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독도,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쇠고기 등 외교적인 문제 말고 또 무엇에 주로 관심이 있나.
"평양이다. 금강산 피살 사건을 비롯해 북한 내부, 김정일 위원장 등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반대로 묻고 싶다. 당신은 로이터의 보도를 어떻게 보나."
-로이터는 다른 세계적 통신과 비교해 한국 내부를 상세히 보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백악관 기사를 볼 때는 로이터를 참고한다. 왜냐면 AP는 아무래도 미국적이고 자국의 국익을 대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과 관련된 쇠고기-독도 문제 등에 대한 백악관 측 논평이나 입장, 그런 비슷한 것이 나오거나 나왔을 경우 AP통신을 보면서도 반드시 로이터통신의 기사를 같이 견주어 본다.
"그런가. 앞으로 외교적인 문제를 비롯해 한국과 관련된 기사를 많이 내도록 하겠다."
다른 문제로 인해 시간이 없어 대처 지국장과의 대화는 여기서 그쳤다. 로이터는 한국의 외교적인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위기 상황, 북한 관련 기사 등을 다른 세계 유수 통신사보다 양도 많고 보도의 질적인 수준도 높이고 있다.
특히 5월 중순 한국 30개월 소 이상 수입 금지와 관련, 미 무역대표부 대표의 그레첸 해멀 대변인의 말을 인용, 미국 무역관리들이 한국정부에게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음을 새벽에 타전하는 등 순발력 있는 보도가 돋보였다. 당시 국내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미쳤음은 물론이다.
아닌 게 아니라 로이터가 이번 일련의 한국정부 외교 실책과 이명박 정부의 대응능력 등을 '관심 있게'를 넘어 대단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고 있음을 이날 대처 지국장의 눈망울에서 역력히 느낄 수 있었다.
Posted by 정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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