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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0 14:43 국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을 기뻐하지 않을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니 그에 대한 좋은 평가는 중언부언 할 필요는 없다. 반 사무총장은 특히 한국인에게 영감을 주는 인물로 알려져 있어 부정적인 평가를 소개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국내에서 그에 대한 평가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닌가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좀 거북하지만 외국의 부정적인 시선을 볼 필요가 있음을 생각해봤다. 외국에선 나름대로 호평과 악평이 존재하는데 그 악평을 쏙 빼놓는 것이 정당하진 않을 것이다. 일단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반 사무총장을 만난 적이 없으며 그에 대해 잘 모른다. 더 더욱 뉴욕 유엔본부 특파원도 아닐 뿐더러 유엔 사무총장의 업무 스타일을 지근에서 본 적도 없다. 꼭 옆에서 봐야 그 사람을 잘 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면식도 없는 한 개인이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의문도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란 창을 통해 일반인들보다는 조금 더 반 사무총장을 들여다봤고 설령 이 미디어의 창이 왜곡됐다하더라도 그 창이 엄연한 하나의 현실로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무조건 무시만은 못할 것으로 생각된다.

반 사무총장에 대한 좋은 평가는 책으로, 기사로 많이 나왔기에 반복하지 않는다. 다만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우리의 생각에 비해 더 많은 것으로 보여 일부를 소개한다. 우리 한국 언론은 애써 무시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로이터통신은 최근 반 사무총장 연임 도전과 관련해 그의 평가가 다소 부정적임을 보여주는 분석 기사를 몇 차례 타전했다. 그 기사들 중 반복해서 쓰는 문구 중 하나가 “It's not as if he's lightning in a bottle, but we can live with him.”이다. 서방의 고위 관리가 일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상임이사국 등이 내린 반 총장에 대한 평가라며 한 말이다. 우리말로 적절히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반 사무총장은 비상한 인물은 아닌 것 같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는 정도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까. 이 통신은 또 아프리카 한 외교관이 말했다면서 그는 미국의 예스맨이라고 전했다. 실제 쿠바 등 남미 일부 국가에서 반 사무총장이 너무 미국 편을 든다며 그의 연임을 거부해 유엔 총회 추천 결의안 채택이 하루 늦어졌다.

[AP/NEWSIS] 기자회견을 갖는 반기문 사무총장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한 곳이라도 거부하면 반 사무총장의 연임은 불가능하다. 다행히 5개국 모두 지지 입장을 밝혔으나 제일 늦게 발표한 러시아가 한때 반 사무총장의 재선을 거부하려 했다는 후문이다. 친 러시아 성향의 세르비아로부터 독립한 코소보에 대한 반 사무총장의 지지 입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 반 사무총장이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입장(유엔평화유지군 유지)을 일부 받아들여 불편한 관계가 해소됐다는 분석이다. 친미 성향의 반 사무총장이 어느 한 국제문제에선 극심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지지 동의를 어떻게 받아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다소 풀리는 부분이다.

중국은 반 사무총장 관련 뉴스가 가장 빠르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반 사무총장의 동향이나 기자회견 기사에 대해선 거의 무조건 긴급기사로 내보낸다. 의아할 정도로 신속하고 자세히 보도한다. 반 사무총장에 대한 지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애초 첫 임기 전부터 반 사무총장에 대한 지지가 있었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왜 그런지 속내를 자세히 모르겠다. 일부 언론에선 반 사무총장의 중국 인권에 대한 침묵을 예로 든다.  대표적으로 수감된 류사오보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해 축하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중국 정부에 석방 촉구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이유에서 국제 인권단체는 반 사무총장이 연임에 성공할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퇴임 이후 그에 대한 국제적 평가는 사뭇 달라질 것이란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반 사무총장이 카리스마가 없다는 평가는 예전에 나왔다.  2009년 8월 모나 율 유엔 주재 노르웨이 부대사는 노르웨이 언론에 반 사무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하면서 줏대와 매력이 없는 사무총장이라고 흘려 국제적으로 큰 파문이 인 적이 있다. ‘포린 폴리시’에서 반 사무총장 평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일었다.

반 사무총장의 재선 도전에 대한 외국 네티즌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다소 많게 보였다. 원래 사무총장 자리가 본질적으로 그렇게 어려운 자리라는 것을 방증한다. 국제적으로 어려운 일이 많은 때인 만큼 이해가 잘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들의 부정적인 시선 중에는 반 사무총장이 너무 미국 또는 서방의 편에 치우진다는 것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국제사회가 힘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냐고 한다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서방인이 아닌 반 사무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서방이 아닌 지역에서 높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키는 대목이었다. 한 네티즌은 중요한 것은 반 사무총장이 연임에 성공하느냐의 여부라기보다는 그가 연임할 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욕먹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한국은 그가 연임에 성공하느냐의 여부를 더 중요하게 여겼고 그에 대한 평가는 소홀히 했다. 반 사무총장은 뉴욕 현지시간으로 21일 유엔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제 인권단체의 말마따나 연임 성공과 동시에 퇴임 이후 평가를 함께 고민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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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정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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