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광우병 이상을 봐야 한다
단지 광우병 때문에 촛불집회를 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인터넷 민란'수준으로 운위되고 있는 지경에서 광우병을 재협상 한다거나 재개정 한다고 해서 쉽게 가라앉을 촛불집회가 아니다.
그동안 화산의 마그마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던 민심에 광우병이 불을 댕겼을 뿐이다.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교만했다.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을 승리했다고 국민의 마음을 얻은 것처럼 큰 착각을 했다.
63%란 사상 최저투표율을 보인 대선과 46%란 절반에 못미치는 총선투표율을 까먹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한나라당 편도 아니고 이명박 편도 아니다. 갈 곳을 모르고 어디에 마음을 두어야할지 헤매고 있었더 차였다.
그런데 광우병이 판을 크게 만든 것이다.
영어파동, 인사파동, 숭례문 화재파동, 대운하 파동까지만 해도 좀 참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나이 어린 학생들, 광우병도 광우병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미치게 만드는 영어골병에 울컥한 심정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지난 5년간 국민들은 대통령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학습했다.
노무현 집권시절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이것 하나만은 역설적으로 큰 학습효과를 줬다.
청와대의 권위란 아우라(Aura)를 사라지게 했다. 청와대 지붕이 과거처럼 엄중하게 무겁게만 보이지 않게 한 것이다.
노무현씨는 결과적으로 당시 집권시절 경박하다는 비판을 받으며 인기를 깎아먹었지만 이는 국민들의 뇌리에 엄청난 학습파장을 준 것이다.
대통령은 신성불가침이 아니라 언제나 도전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노무현씨는 보여주고 간 것이다.
역사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은 노정권의 '경박함'을 발판으로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을지 모르지만 바로 그 노무현씨의 유산, 학습효과로 지금 호된 복수를 받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아무리 경제를 잘 살려내도 잘못된 외교 한방이면 그로기에 빠지는 허약한 한국사회구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뛰는 공공물가하며 경제가 회생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먹으라고 하니 밥상을 박차고 뛰어나갈 수밖에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청계광장에 사람을 모이게 한 것은 광우병이 핵심축인 것은 분명하나 그것을 받치고 있는 것은 정권과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 체념, 혐오, 냉소 등으로 범벅이 된 이른바 피플파워의 엄청난 에네르기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현 정부는 촛불만 보지 말고 그 뒤의 암울한 민심을 보라.




